음악은 종종 사랑의 대명사다. 모든 사랑이 그렇진 않지만, 어떤 사랑은 멜로디에, 특히 가사에 실려 깊이 감각되곤 한다. 헤어진 연인들이 유행가 가사에 목놓아 울어버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함께 듣던 음악이라면 그 울음의 진폭은 더욱 증폭된다.

아예 음악으로 맺어진 사랑이라면 어떨까. ‘원스’는 사랑과 음악이 동일한 궤적을 그리는 영화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남자. 진공청소기 수리공인 이 남자는 실연의 아픔을, 극한의 그리움을 절규하듯 노래로 뱉어낸다. 그의 절규에 발걸음을 멈춘 여자. 여자 역시 사랑의 결핍을 음악(피아노 연주)으로 달래는 인물이다.

음악이 이야기를 근사하게 뒷받침하는 영화는 더러 있다. 아예 음악을 이야기하는 영화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음악과 이야기가 스미고 짜이면서 영상과 멜로디의 경계를 효과적으로 허물어낸 영화는 흔치 않다. ‘원스’는 이야기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이야기하는 영화다. 두 남녀의 결핍의 순간들을 음악으로 꾹꾹 눌러 채워가며 소소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다.

눅눅한 더블린의 풍경처럼 이 영화를 빼곡 채운 정서는 외로움이다. 텅 빈 거리에서라야 자작곡을 풀어내는 그 남자도, 몸을 한껏 움츠린 채 홀로 걸어가며 ‘If you want me’를 읊조리는 그 여자도 외로움에 휘감겨 하루하루를 견뎌내긴 매 한가지다.

영화에서 둘의 사랑이 격렬하게 번지지 않는 까닭도 (각자 다른 대상 때문에) 그들 내부에 퍼져 있는 이런 지독한 외로움의 정서 때문이다. 잔잔하게 시작했다 포르르 끝나버리는 이 영화는 사랑이 종종 외로움과 맞닿아있음을 노래하고 있다. 모든 사랑의 출발은 결핍이고, 그 결핍을 넉넉히 메우는 것 또한 사랑일테지만, 사랑은 자주 더 큰 외로움을 낳기도 한다.

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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